가치 있는 삶

 

내가 생각하는 좋은 의미의 '미친놈'은, 미치지 않고서는 불가능할 일을 해내는 사람이다. 이루고 싶다는 욕망을 충족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노력을 다하는 사람, '안 돼', '그건 불가능해' 등 주위의 부정적 시선을 완벽히 차단하고 열정적으로 일에 몰두하는 사람을 가리킨다.

 

열정은 성공을 위한 충분조건이 되지 못한다. 꿈에 그리던 일을 성취하기 위해서는 간절함(절박함)도 필요하다. 열정에 간절함이 더해지면 위에서 말한 좋은 의미의 미친놈이 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요건을 갖춘 것이다. 여기에 각자의 동기가 포함되면 경지에 이를 수 있다. 바로 '미친놈의 경지' 말이다.

 

습관이나 생활양식을 바꾸는 것은 상당히 어렵다. 수 년, 수십 년 동안 반복해 온 생각과 행동은 뇌와 심장, 장기 그리고 세포 하나하나에 각인되어 나를 규정한다. 정체성의 일부를 바꾸는 것과 같은 습관의 변화는 매우 어렵지만, 위에서 말한 미친놈이 되거나, 여러 가지의 요건이 만들어져 충분조건에 가까워질 때 변화 가능성은 한층 높아진다.

 

우리가 금연, 금주, 약물중독극복, 다이어트를 하려고 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건강'일 것이다. 건강해져서 질병에 시달리지 않고 오래 살기 위해 노력하고 도전한다. 하지만, 그 노력은 대게 실패로 돌아간다. 왜 일까? 이유는, 조건이 충족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다이어트하는 목적이, 단순히 건강을 되찾고 싶다거나 아름다워지기 위해서라면 그 다이어트는 실패할 확률이 높다. 건강과 아름다움 외에도 다른 요건들이 필요한데 예를 들면, 가까운 지인이 비만으로 회복이 어려운 질병에 걸렸다. 또는 뚱뚱하다는 이유로 사랑하는 사람에게 버림받았다. 자존감과 자신감을 되찾고 싶다. 등의 여러 요인이 함께 작동해야 한다.

 

간절함과 절박함은 가장 중요한 요건이다. 여기에 곁가지와 같은 몇 가지 이유(행복, 기끔, 즐거움 등의 기대)가 더해지면 습관과 생활양식을 바꾸는 것이 훨씬 수월해질 것이다. 꿈과 목적을 이루거나 목표를 달성하는 것 또한 마찬가지여서, 이 것을 하지 않으면 삶의 의미가 없다. 이것을 하지 않으면 죽는다. 이것을 하지 않으면 가족에게(사랑하는 사람에게) 버림받는다. 등의 절박함(간절함)에 이것을 얻었을 때 따라오는 보상이 우리를 움직이게 만든다.

 

이나모리 가즈오는 살아있는 '경영의 신'으로 불린다. 그가 자본금 3000만 원으로 시작해 연 매출 16조 원, 종업원 7만 명 규모의 글로벌 기업을 키워낼 수 있었던 원동력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 하나를 뽑으라면 '간절함'이 아니었을까? 해내지 못하면 죽는다는 생각으로 매달리고, 이 일을 왜 하는지 절박하게 묻고 답하는 과정이 오늘날 세계적으로 존경받는 CEO를 만든 것이다.

 

 

 

 

 

 

 

 

이나모리 가즈오 《왜 일하는가》, 꼭 이루겠다는 '간절한 마음'

 

 

 

 

교세라를 창업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마쓰시타 전기산업의 창업자인 '마쓰시타 고노스케' 회장의 경연장에서 들었던 말이 지금까지도 머릿속에 또렷이 남아 있다. 그리고 그 말은 내 경영 철학의 근간이 되었다. 어떤 외부 환경 변화에도 대응할 수 있는 안정된 경영 철학인 마쓰시타 회장의 '댐 경영'은 교세라가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 되어주었다.

 

  교세라를 창업했을 때만 해도 나는 기술자였지 경영자는 아니었다. 직원으로 일할 때야 상관없었지만 회사를 이끌고 점차 그 규모를 키워나가기 위해서는 경영 철학을 세워야만 했다. 당시 나는 경영에 관해서라면 완전히 초보였기 때문에, 성공한 경영자에게 경영의 지혜를 전수받아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마침내 내게도 기회가 찾아왔다.

 

  마쓰시타 회장의 강연이 교토에서 열린다는 소식을 듣고 곧장 참가신청서를 냈다. '경영의 신이라고 불리는 분은 어떤 마음가짐과 철학으로 경영을 할까?' 어서 듣고 싶은 마음에 가슴이 두근거렸다. 가난한 농촌 마을에서 태어나 남의집살이를 전전하던 소년이 굴지의 대기업을 키워내기까지, 그의 경험과 지혜가 초보 경영자였던 내게 반드시 필요했다.

 

  강연 날에도 나는 밀린 업무를 처리하느라 늦게 강연장에 도착했다. 강연장은 이미 만석이었고 나는 맨 뒷자리에 서서 그의 강연을 들었다.

 

  "경기가 호황일 때라고 해서 방만하게 경영을 해선 안됩니다. 경기가 좋지 않을 때를 대비해 여유가 있을 때 미리미리 힘을 비축해두어야 합니다. 물을 막아두는 댐처럼 경기가 나쁠 때를 늘 준비하며 경영해야 합니다."

  이어서 그는 말했다.

  "큰비가 쏟아져 그대로 강에 흘러 들어가면 강이 범람해 홍수가 일어납니다. 감당하지 못할 재해가 발생하는 것이지요. 하지만 댐을 지어놓고 이후 큰비가 왔을 때 비를 모아두었다가 필요할 때 방류하면 홍수를 막을 수 있습니다. 또 강물이 메마르는 일도 없어 물을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지요. 댐 경영은 이렇게 치수에 관한 사고방식을 경영에 응용한 것입니다."

 

  강연이 끝나고 질의응답 시간이 되었다. 뒤쪽에 앉아 있던 사람이 손을 번쩍 들고 말했다.

  "강연 잘 들었습니다. 댐 경영으로 훗날을 대비해 여유있게 경영해야 한다는 점도 잘 알겠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마쓰시다 씨가 그렇게 말하지 않아도 우리 중소기업 경영자들은 모두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게 생각처럼 안 되니까 골치가 아픈 거지요. 어떻게 해야 훗날을 대비해 여유 있는 경영을 할 수 있는지, 그 구체적인 방법을 가르쳐주시지 않겠습니까?"

  질문인지 항의인지 모를 발언이었다. 마쓰시타 회장은 잠시 당혹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생각에 잠겼다. 그러고는 혼잣말처럼 "그렇게 하려고 마음먹으면 되지"하고 중얼거리더니 그대로 아무 말이 없었다.

 

  구체적인 답변이 아니라고 생각되었는지 청중들 사이에서 실소가 터져 나왔다. 강연장이 순식간에 웅성거리는 실소로 가득해졌다. 세계적인 기업의 회장이라는 사람이 어떻게 그렇게 무책임한 말을 할 수 있느냐며 항의하는 사람도 있었다. 하지만 나는 그 순간 온몸에 전기가 흐르는 것 같은 충격을 받았다. 마쓰시타 회장이 "그렇게 하려고 마음먹으면 되지"라고 중얼거리듯 내뱉은 그 한마디 속에 담긴 의미와 감정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회사로 돌아오는 길에 그 말을 계속 곱씹었다.

  "그렇게 하려고 마음먹으면 되지."

 

  바로 이 한마디로 마쓰시타 회장은 이런 말을 전하려고 한 게 아니었을까?

  "당신이 미래를 대비하며 경영하고자 하는 마음이 있다는 걸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다만 어떻게 해야 그렇게 경영할 수 있는지는 구체적으로 설명하기 어렵습니다. 당신 회사에는 당신 회사에 맞는 방법이 있을 테니까요. 하지만 단 한마디로 제 의견을 말씀드리자면, 반드시 그렇게 경영하겠다고 당신 스스로 진진하게 마음먹어야 합니다. 간절한 마음과 절실한 다짐이 경영의 시작이니까요."

 

  마쓰시타 회장의 말이 정확이 이런 뜻이었는지 확인할 길은 없다. 하지만 나는 그의 말 한마디에서 이런 깨달음을 얻었다. 그리고 이건 교세라를 창업한 후 내가 절실히 바란 마음이고 또 이루고 싶은 꿈이었다.

  '저 회사처럼 성장하고 싶다.'

  '저 사람처럼 대기업 총수가 되고 싶다.'

 

  회사를 경영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런 꿈을 꿀 것이다. 그런데 그 꿈이 단지 바람으로만 그쳐서는 절대로 이룰 수 없다. 꿈만 꿀 게 아니라 오늘 당장 남보다 더 자주 몸을 움직여야 하고, 내일 반드시 이루어야 할 구체적인 목표를 세워야 한다.

 

  진정으로 원하고 전념을 다할 때 꿈은 비로소 현실이 된다. 그 꿈을 실현하기 위해 구체적으로 무엇을 어떻게 할지 스스로 생각하고 방법을 찾아야 한다. 마쓰시타 회장이 중얼거린 "그렇게 하려고 마음먹으면 되지"라는 말은 아마 이런 의미가 아니었을까? 목표를 이루기 위한 구체적인 노력이 있어야 비로소 '댐'을 구축할 수 있다고,

 

  마음으로 간절히 바라지 않으면 아무것도 실현하지 못한다. 이것은 단지 일뿐만 아니라 우리 삶에서도 잊지 말아야 할 철칙이다.

 

 

 

 

 

 

 

 

이나모리 가즈오 《왜 일하는가》, 꼭 이루겠다는 '간절한 마음'

 

 

 

 

이나모리 가즈오 《왜 일하는가》, 꼭 이루겠다는 '간절한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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