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 있는 삶

《오늘부터 쓰면 된다 지은이 유인창





메시지를 잘 전달하는 3요소

모든 글에는 메시지가 있다. 읽는 사람에게 하고 싶은 말, 전하려는 내용이 메시지다. 글은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존재한다. 글을 읽는 사람이 , 이런 이야기구나하는 생각이 들도록 써야 한다. 메시지가 전달되지 않으면 글은 존재 의미를 잃는다. 읽은 사람이 그래서, 하고 싶은 이야기가 뭐야?’ 라는 생각이 들지 않아야 한다. 메시지를 잘 전달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쉽고 분명하게 표현하면 된다.

 

한국전쟁 때 미군 장교가 한국 병사들을 모아놓고 작전 지시를 내려야 했다. 긴장을 풀어주려고 웃긴 이야기로 먼저 말을 꺼냈다. 장교의 말을 듣고 곤란해진 건 옆에 서 있던 통역병이었다. 미국 문화를 알아야 웃을 수 있는 유머였다. 미국은커녕 영어도 제대로 들어보지 못한 사람들에게 미국식 유머를 제대로 전달할 방법이 없었다. 그런데 통역병이 한마디를 하자 병사들이 큰 소리로 웃음을 터뜨렸다. 이번엔 미국 장교가 당황할 차례였다. 자기가 한 말이 이 정도로 웃긴 이야기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장교는 나중에 통역병에게 슬쩍 물어보았다. “뭐라고 통역했어?” “‘이분이 지금 무척 웃긴 이야기를 했습니다라고 했지요.“

 

쉽고 분명한 메시지 전달은 이런 것이다. 어떤 의미의 이야기를 하는지 상대방이 금새 알아들을 수 있다면 메시지 전달에 성공한 것이다. 메시지가 잘 전달되는 글을 쓰려면 세 가지는 꼭 갖추어야 한다. 쉬운 단어, 단순한 문장, 비문이 아닌 문장.

 

새해 인사를 쓸 때 근하신년이 나을까,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가 나을까. 근하신년은 삼가 새해를 축하드립니다.’라는 뜻이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나이 든 사람들도 잘 쓰지 않는 표현이고, 젊은 세대는 더더욱 쓰지 않는다. 처음부터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고 표현하는 게 분명한 메시지 전달에 유리하다. 상대가 쉽게 알아듣는 표현을 택하는 게 훨씬 낫다.

일상에서 흔히 쓰는 단어 중에는 어려운 한자도 많다. 그런 단어를 풀어서 쓰기만 해도 글은 한결 쉬워진다. ‘도륙(屠戮)이라는 표현보다 참혹하게 죽였다고 쓰는 게 읽기도 쉽고 느낌도 살아난다. ’의견을 개진했다보다는 의견을 밝혔다가 이해가 빠르다. 별것 아니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어려운 단어가 계속 나오면 글 전체가 읽기 힘들다는 인상을 준다.

 

문장은 짧고 단순해야 읽기 쉽고 이해도 쉽다. 주어와 술어가 하나씩만 있는 단문이 바로 그런 문장이다. 주어와 술어가 직접 가서 닿으니 혼란이 생기지 않는다. 단문이 두 개 이상 이어진 문장은 중문, 한 문장 속에 주어나 술어가 두 개 이상이면 복문이다. 중문과 복문은 단어를 어느 위치에 놓느냐에 따라 자칫하면 주어와 술어의 호응이 꼬일 수 있다. 중문, 복문 이렇게 말하면 사실 머리가 아파진다. 학창시절 국어 시간에 공부를 열심히 한 사람이 아니라면 잘 모른다. 글 쓰는 사람도 문장 구성을 고민하고 글쓰기 관련 책을 제법 보지 않았다면 알기 힘들다. 쉽게 생각하면 된다. 글 쓴 다음에 소리 내여 읽어본다. 읽다가 호흡이 꼬이거나, 문장이 길어서 의미가 헷갈리는 문장을 골라낸다. 골라낸 것들은 수정한다. 한 문장에 주어 하나와 서술어 하나만 있는 문장으로 바꿔 쓰는 것이다. 복잡한 문장을 단문, 즉 단순한 문장으로 만들면 메시지 전달이 쉬어진다.

 








비문은 글의 질을 떨어뜨리는 주범이다. 말 그대로 문법이나 어법이 잘못된 글, 문장 구성이 안 되는 글이 비문이다. ‘글은 나를 치유하는 좋은 방법이다라고 썼다면 비문이다. 주어인 방법이 될 수 없다. 주어가 글쓰기가 되어야 서술어인 방법과 제대로 호응하는 문장이다. ‘힘을 기르고 끈기를 높여야 한다라고 썼다면 역시 비문이다. 끈기를 높일 수는 없기 때문이다. 이렇게 별것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들이 비문을 만든다. 주어와 술어가 제대로 호응하지 않는 문장은 흔히 볼 수 있다. 주술 부조화는 글을 쓸 때 자기도 모르게 저지르는 가장 큰 실수다.

“3일 전에 우리는 만날 수 있다.” 이 문장은 뭐가 문제일까. 시제가 잘못되었다. 과거, 현재, 미래를 넘나드는 시제를 글로 표현하는 건 의외로 쉽지 않다. 글쓰기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은 자주 실수할 수 있다. 비문은 메시지 전달을 아예 불가능하게 만든다. 글의 의미를 왜곡하거나 알 수 없게 만들기 때문이다.

 

쉬운 단어, 단문, 비문이 아닌 문장으로 쓴다고 글이 무조건 쉬워지면 얼마나 좋을까. 세 가지 조건은 읽기 쉬운 글을 쓰는 방법의 일부에 불구하다. 글을 쓰는 사람은 자기만의 문장 스타일을 가지고 있다. 읽기 쉬운 글을 쓰는 것도 자기만의 방법이 있을 것이다. 문법이나 어법을 전혀 모르면서 쉬운 글을 쓰는 사람이 있고, 이론에는 통달하면서 글은 어렵게 쓰는 사람도 있다. 메시지를 잘 전달하는 글쓰기가 지식과 이론의 문제는 아니라는 말이다.

 

읽기 쉬운 글쓰기는 반드시 넘어야 하는 강이다. 글을 쓸때마다 풀어내야 하는 숙명 같은 문제이기도 하다. 분명한 사실은 정해진 답은 없어도 풀지 못할 문제는 아니라는 점이다. 메시지를 잘 전달하는 나만의 답 찾아내기, 글을 쓰려면 피하지 말아야 하는 과제다.



글쓰기 공부, 《오늘부터 쓰면 된다》 지은이 유인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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