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 있는 삶


행복하고 싶다면 '몰입'하세요. 그리고 '슬로싱킹'하세요




어제의 글 <창의성을 키우려면 슬로싱킹하라!>에서 못다한 이야기 먼저보기







  박사 학위를 받은 자신에게 고등학교 수학 문제를 풀라니 자존심이 상할 수도 있었을 텐데 J는 순순히 "교수님의 마지막 지도라고 생각하고 최선을 다해 열심히 하겠습니다." 하고 대답했다. 그리고 자기 말대로 최선을 다해 6개월 동안 매일 13시간씩 미지의 수학 문제를 스스로 생각해 푸는 훈련을 했다. 6개월간 매일 13시간씩이면 총 2,340시간이다. 하루 3시간씩 하면 2년이 조금 더 걸리는 공부량인데, J가 상당히 몰입해 공부했으므로 고등학교 3년을 공부한 것 이상의 효과를 거뒀으리라 믿는다.


  이런 방식으로 도전과 성공을 수백 번 경험한 후 J에게 어떤 변화가 생겼을까. 이는 매우 중요한 교육 실험이다. J가 졸업 후 대기업에서 일하면서 내게 보낸 메일을 소개한다. 생각을 10분도 이어가기 힘들어하던 J에게 어떤 변화가 생겼는지 한눈에 볼 수 있다.



취업 4개월 후

지난 9월 1일 입사해 10월 첫째 주까지 교육을 받고, 둘째 주부터 정식으로 A팀에 발령받아 1년간 현장 교육을 받고 있습니다. 출근 첫날, 그룹장님이 문제가 하나 있는데 해결할 수 있겠냐고 물어보셔서 일단 해보겠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2일 만에 답을 찾아 보고했습니다. 그 다음 주에 또 다른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겠냐고 물어보셔서 이 역시 3~4일 만에 해결했습니다.


그로부터 2주 후에는 하루 10~30장씩 생기는 불량 문제가 점점 증가하고 있으니 해결해보라고 하셔서 일주일 정도 생각해 다섯 가지 방안을 도출했습니다. 최선은 첫 번째 방안이지만, 비용이 가장 적게 드는 것은 다섯 번째 방안이라고 보고드렸습니다.


외국에 있는 다른 공장에서도 같은 불량이 하루 50장 이상씩 발생하고 있어 이 문제가 상무님께도 보고가 들어간 상황이었습니다. 다섯 번째 방안을 한 곳에 적용한 결과 불량이 전혀 없음을 확인하고 나머지 장비에도 서서히 적용해서 현재는 꽤 많은 장비에 적용된 상태입니다.


지난주에 간부 회의에서 이 결과를 발표하자 상무님은 무엇보다 비용이 들지 않는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한 점을 매우 흡족해 하셨습니다. 그룹장님도 내가 좋은 아이디어를 잘 내고 있다며 전체 메일로 세 번이나 칭찬하셨습니다.


교수님께서 "1년에 한 번씩 박사 학위를 받는다는 각오로 회사 생활을 하라"고 말씀하셨지요. 말씀하신대로 꾸준히 깊은 생각을 하도록 하겠습니다. 현재는 공정에서 나타나는 불량 문제를 1년을 잡고 깊게 생각할 예정입니다.







 


  J의 창의적 문제 해결 능력이 얼마나 향상했는지 잘 알 수 있는 사례다. J 말로는 주로 출퇴근길 1시간 동안 통근버스 안에서 생각한다고 한다.



취업 1년 후

좋은 소식이 있어 메일 드립니다. 지난 1년간 있었던 시험, 특허, 논문, 발표, 프로젝트 진행 등을 토대로 박사 동기 10명을 평가했는데 제가 1등을 했습니다. 해외 학위를 받은 이도 있고, 나머지는 90퍼센트 이상이 서울대와 카이스트 학위를 받은 이들입니다. 교수님 지도 덕분에 이런 좋은 성과를 낸 것 같습니다. 



행복하고 싶다면 '몰입'하세요. 그리고 '슬로싱킹'하세요



취업 2년 7개월 후

입사하고서 정말 바쁘고 재미나게 보낸 것 같습니다. 전무님과 파트장이 기분 전환하라며 미국 재료학회에 보내주셔서 여유가 난 김에 지난 시간을 돌아보려 합니다.


회사에서 생산 부서와 연구소를 경험했는데, 두 곳 모두 재미있고 흥미로운 점이 있어 정리해 보냅니다. 1~~2년 차에는 생산 부서에서 일했습니다. 1~2년 차 부서원은 전쟁터 선봉과도 같아서 문제를 빠르게 해결해야 합니다. 깊게 들어가진 못해도 결과를 빠르게 얻을 수 있어 재미있었습니다. 빠르게 움직이는 조직인 만큼 동료들과의 관계도 중요한데, 다행히 저는 사람들을 잘 만나 편안히 지낸 것 같습니다. 1년 평가에서 10명 중 1명에서 주는 A 고과를 받았습니다.


3년 차는 연구소에서 지냈습니다. 다들 퇴근한 시간에 추가 연구를 진행해 문제 하나를 해결한 데다 생산 부서에 있을 때 평판이 좋았던 덕분에 제 근무 환경에 융통성이 많이 생겼습니다. 파트장에게 알리고서 종일 도서관에 앉아서 또는 산책하면서 생각을 합니다. 이렇게 연구소에서도 A 고과를 받아 2년 연속 가장 높은 고과를 받았습니다. 파트장 말로는 이런 경우는 아주 드물다고 합니다.



취업 5년 3개월 후

업무 순환 프로그램에 따라 올해 초 상품기획팀으로 부서 이동했고, 제가 기획한 상품이 상무, 전무, 부사장, 사장을 통과해 회장님에게까지 보고되었습니다. 그뿐 아니라 고객사 회장님과도 논의가 되어 내년에 제품으로 출시될 예정입니다.


전략마케팅 부서는 연구소에서와 달리 문제 하나를 오래 집중할 수 없어 힘들었습니다. 그래서 전략을 바꿔 업무 시간에는 집중력이 덜 필요한 일을 하고, 퇴근 후에 생각에 집중하기로 했습니다. 그 결과 이런 큰 성과를 얻었습니다. 생각을 깊게 하면 엔지니어 업무 외 다른 일에도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후배들에게 알리고 싶어 밤늦게 메일을 드립니다. 



그는 이 아이디어로 회사에 많은 수익을 안겨주었다고 했다.



취업 7년 4개월 후

2년간의 전략마케팅 업무를 잘 마무리하고, 2018년 4월에 연구소로 복귀했습니다. 현재 부서의 팀장, 그룹장, 파트장의 배려로 자리를 빨리 잡고 평가도 잘 받아 2019년도 발탁 진급을 했습니다. 또 해외에서 1년간 박사 후 과정을 진행하라는 결정이 내려져 내년 1월 말 가족과 미국에 가게 되었습니다. 해외 박사 후 과정은 연봉, 해외 주거비 및 체류비, 대학 과제비 등을 회사가 부담하는 큰 투자인 만큼 전체 직원에서 4~5명만 선발해 보내고 있습니다.



J의 사례를 소개할 때마다 감회가 새롭다. 7년 동안 그렇게 생각해라, 생각해라, 강조해도 변화가 없던 학생이 6개월 동안 미지의 문제를 스스로 생각해 푸는 훈련을 거친 뒤에는 대기업의 핵심 인재로 거듭난 것이다. 이런 변화는 꼭 J만 가능한 것이 아니다. 물론 J가 남달리 성실했고, 졸업 전 6개월이라는 백지 같은 시간이 있었기에 더 극적인 효과를 볼 수 있었지만, 시간에 쫓기는 평범한 학생과 직장인도 이런 훈련법의 기본을 이해하고 충실히 따르면 틀림없이 달라질 것이다.



행복하고 싶다면 '몰입'하세요. 그리고 '슬로싱킹'하세요



  어제와 오늘, 두 차례에 걸쳐서 포스팅한 내용은 서울대학교 황농문 교수의 저서 《슬로싱킹》에 소개된 두 명의 대학원생 이야기입니다. 이 두 명의 대학원생이 황농문 교수의 지도를 받고 성장하여 사회에서 두각을 나타낸다는 내용이었는데요. 대학원생 P의 경우 어려서부터 과학고등학교 교사였던 부친의 교육을 받아 스스로 문제를 풀어내는 능력, 즉 스스로 생각하는 힘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여기에 황농문 교수의 지도가 더해져 대학원과 사회에서 두각을 나타낼 수 있었습니다. 반면 J는, 지도 교수가 교육에 실패했다고 말할 만큼의 뚜렷한 성장을 보여주지 못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창의적 문제 해결 능력'을 갖춘 인재가 되지 못하였던 것입니다. 

  이후 내용은, 박사 논문 심사는 통과했으나 논문 자격 시험에서 떨어져서 졸업이 6개월 연기되었던 J가 황농문 교수로부터 '창의적 문제 해결 능력 속성 교육'을 받아 유능한 인재로 거듭나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슬로싱킹》의 첫 페이지 <들어가는 말>은 다음과 같은 문장으로 시작합니다.

  "이 문제는 너처럼 생각하면 안 돼. 급하게 생각하지 마. 천천히, 느긋하게, 스트레스 받지 말고 생각해야 풀리는 거야."

 황농문 교수가 자신의 큰 자식에게 했던 말로써, 큰 아이가 고등학교 1학년이었을 때 여름방학을 맞아 한 가지 문제에 깊이 몰입하는 것을 경험해보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에 어려운 수학 문제를 풀게 하였으나, 아침 저녁으로 생각해도 풀리지 않자 머리를 쥐어뜯으며 괴로워하는 모습을 보고 했던 말입니다. 


  책의 제목이 《슬로싱킹》인 이유 그리고 첫 시작을 '이 문제는······'으로 시작한 배경은 바로 슬로싱킹이란, 천천히, 느긋하게, 스트레스 받지 않고 생각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생각하기를 1초도 멈추지 않겠다는 자세로 생각의 끈을 붙들고 있는 방식의 사고법, 몰입법인 것입니다.


  혹자는 생각하는 게 뭐 그리 대단한 일이냐!고 하실지 모르지만, 캐나다 퀸스대 연구에 따르면 평범한 하루 일상을 보내는 건강한 성인은 평균 6000번 이상의 생각을 하고, 1분당 6.5번의 생각전환이 일어납니다. 여기에는 의식적으로 생각하는 것이 있고, 자신의 의도와 상관없이 무의식적으로 생각나는 것이 있는데, 대부분은 일상의 외부환경 자극에 반응하는 익숙하고 반복되는 생각들입니다. 


  우리와 같은 일반인이 정확히 몇 번의 생각이 일어나는지 측정할 수는 없겠지만, 엄청나게 많은 생각이 일어났다 사라진다는 것은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지금 자리에서(앉아 있은, 서 있든) 1분 만 눈을 감고 가만히 있어보십시오. 얼마나 많은 생각들이 스치고 지나가는지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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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명상을 하는 김찌는 이 사실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습니다. 온정신을 호흡에 집중하려고 할 때 머릿속에서 떠오르는 생각과 몸에서 느껴지는 감각들로 인해 좀처럼 '들숨과 날숨'에 집중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면,

어제 읽었던 책의 내용

어제 점심으로 먹었던 맛있는 샐러드

답답한 민주당

안쓰러운 문재인 대통령과 추미애 법무부장관

총수의 말과 언.알.바의 목소리

회사에서 있었던 일, 동료와 나눴던 대화 내용

명상 끝나고 해야 할 일

출근해서 해야 할 일

특정 부위의 통증과 가려움에 대해서는

왜 아픈거지?

여기는 왜 가렵지? 왜 항상 여기지? 

등등


  명상을 하는 20분 동안 위에서 언급한(실제로는 훨씬 더 많은) 생각들이 일어났다 사라집니다. 의식적으로 '들숨'과 '날숨'에 집중하려고 해도 이 정도인데, 아무것도 의식하고 있지 않은 무의식의 상태에서는 얼마나 많은 생각들이 일어날까요? 기억나지 않는 다고 해서 생각을 안 하는 것이 아닙니다. 깊고 강렬하고 의미 있는 생각이 아니기에 저장되지 않고 지워지는 거죠.


  몇 차례에 걸쳐 말씀드렸지만, 지금 김찌는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겠다는 목표와 20년 후 기대하는 모습으로 살기 위해 도서와 글쓰기, 명상에 완전히 미쳐 있는 상태입니다. 미쳤다는 말이 좀 과격하게 들릴지도 모르겠지만, 실제로 그러합니다. 회사에 출근해서는 일에 몰두하여 최선을 다해 일 하고, 퇴근하여 집에서 쉬는 동안에는 새벽 3시(최근 평균 기상 시간)에 일어나서 독서와 명상, 블로깅을 하고 있으니 말입니다. 


  미치지 않고서야 불가능할 법한 일을 하고 있으니 미친게 맞을겁니다. 이런 일상을 살아가고 있으면서도 꿈과 목표와 욕망에 대한 일념을 고수하는게 여간 어렵지 않습니다. 엉뚱한 생각을 하고 있음을 자각하고 다시 돌아오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또 다른 생각을 하게 됩니다. 

  이렇듯, 한 가지 생각에 집중한다는 게 결코 쉬운일이 아닙니다. 슬로싱킹과 몰입이 얼마나 가치 있는 활동인지 아는 것도 어렵지만, 실행하는 것은 더욱더 어렵습니다. 그렇기에 끝없이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 것이겠죠.

  만유인력을 어떻게 발견했냐는 질문에 뉴턴은 "내내 그 생각만 했으니까"라고 했고, 아인슈타인은 "나는 몇 달이고 몇 년이고 생각하고 또 생각한다"라고 말했습니다. 


  황농문 교수는 《슬로싱킹》외에도 《몰입1, 2》, 《공부하는 힘》, 《몰입영어》를 저술한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대한민국 최고의 '몰입' 전문가입니다. 그리고 미하이 칙센트미하이는 몰입 이론의 창시자이자 마틴 셀그리먼과 함께 긍정심리학을 태동시킨 인물입니다. 

  황농문 교수는 미하이 칙센트미하이의 저서 《달리기, 몰입의 즐거움》 추천글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과학기술이 눈부시게 발전한 현대 사회에서 해결해야 할 패러독스는, 몇 백 년 전의 왕보다 풍요로운 삶을 누리고 있음에도 우리는 왜 그다지 행복하지 못하느냐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미하이 칙센트미하이와 마틴 셀그리먼은 긍정심리학을 태동시켰다. 긍정심리학의 핵심 주제인 몰입은 행복에 있어 대단히 중요한 비중을 차지한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행복을 추구하면 누릴 수 있는 행복의 양이 지극히 한정되지만, 자신이 해야 할 일에 몰입해 행복을 추구하면 누릴 수 있는 행복의 양이 무한히 늘어날 뿐 아니라 기량이 향상되고 궁극적으로 커다란 성취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자신의 시간과 에너지를 중요한 한 가지에 쏟아붓는 것이 몰입니다. 자신이 하는 일에 흠뻑 빠져 시간의 흠름도 잊고 일상의 근심도 잊고 오로지 그 일과 나만 존재하는 상태 말이다. 이때 평소 숨어 있던 능력의 날개를 마음껏 펼치게 된다. 숨어 있던 능력을 끄집어내는 과정을 고통스럽지만 뒤돌아보면 삶에서 느낄 수 있는 몇 안되는 소중하고 빛나는 순간이다."






몰입은 '행복'과 '성취'를 가져다 준다는 말입니다. 

행복은 인간 삶의 궁극적 목표입니다. 인생을 잘 살았다고 하는 것은 행복감을 느끼면 살았다는 것이고, '내 인생은 실패다'라고 말하는 것은 '나는 행복하지 못했다'라고 고백하는 것과 다르지 않을겁니다. 또, 무언가를 성취한다는 것은 인간의 본능 중 가장 높은 단계에서 발생하는 '자아실현 욕구'와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우리가 보낸 하루하루를 모두 더하였을 때 그것이 형체 없는 안개로 사라지느냐, 아니면 예술 작품에 버금가는 모습으로 형상화되느냐는 바로 우리가 어떤 일을 선택하고 그 일을 어떤 방식으로 하는가에 달려 있다."는 미하이 칙센트미하이의 말처럼, 우리가 살아냈던 어제가, 그리고 우리가 살아내고 있는 오늘과 앞으로 살아낼 내일이 찬란한 빛의 인생길이 되느냐, 되지 않는냐의 문제는 지금 이 순간 '영예로운 나'로 살아가고 있는가, 아닌가에 달려 있을겁니다.


인생의 오르막길을 오르고 또 올라

정상에 우뚝 선 사람들에게 어떤 비밀이 있을까?

그들은 크고 작은 성공 경험을 차곡차곡 쌓아

마침내 아무도 시도조차 해보지 못하는 일에 서슴없이 도전했다.

또한 결과와는 상관없이 최선을 다하고,

그 과정에서 기쁨과 즐거움을 찾았다.

바로 그들은 지치지 않고 생각하는 힘을 가진 슬로싱커들이었다.


이 책 《슬로싱킹》, 일독을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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