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 있는 삶


독서와 명상, 철학자 황제가 들려주는 '삶의 지침이 되는 문장들'





오늘 소개해 드릴 책은 너무나 유명한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명상록 : 철학자 황제가 전쟁터에서 자신에게 쓴 일기》입니다.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는 로마 제국의 16대 황제이자 오현제의 마지막 황제입니다. ―오현제는 로마 제국의 전성시대에 잇달아 군림한 5인의 명군(名君)을 뜻합니다.


다음은 박문재 역자의 말입니다.

《명상록》은 고대 세계의 이른바 고전시대에 씌어진 현존하는 글들 중에서 그 연대와 문화에 있어서 유례가 없는 독보적인 저작으로서, 로마 황제였던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Marcus Aurelius)가 자시의 생에 말기에 외적들의 침공을 제압하기 위해서 제국의 북부 전선이었던 도나우 지역으로 원정을 간 10여년에 걸친 기간 동안 쓴 것으로 추정되는 철학 일기다. 


  우리는 그가 로마 제국을 다스리는 일과 이민족과의 전쟁이라는 외적인 압박감과 무거운 짐으로부터 물러나서 자기 자신 속으로 들어가서 흐트러질 수도 있는 자기 자신을 다스리기 위해 스스로에게 들려주고 있는 교훈들을 기록한 책을 마주하고 있다. 그에게 있어서 자신의 내면은 그 어떤 것도 침범할 수 없는 "요새"였다. 따라서 《명상록》은 우리가 그의 요새의 광장으로 들어가는 관문인 셈이다.


  인간의 삶과 죽음을 영원의 관점에서 성찰한 마르쿠스의 이 저작은 사람들에게 끊임없이 도전과 격려와 위로를 주는 영속적인 힘을 지니고 있다. 왜냐하면, 그의 글은 그 어떤 일에도 흔들림 없는 강력한 도덕적인 헌신, 만물은 하나로 통일되어 있다는 철학적인 확신, 인간과 신은 하나의 공동체를 이루고 있다는 확고한 신념으로 무장되어 있기 때문이다.



독서와 명상, 철학자 황제가 들려주는 '삶의 지침이 되는 문장들'










마르쿠스에게 큰 영향을 끼친 스토아 철학은 무엇인가

우리는 마르쿠스 당시의 스토아 철학의 특징으로 적어도 다섯 가지를 들 수 있고, 이것들은 《명상록》에서 두드러지게 강조되고 있는 주제들과 일치한다.

  첫 번쩨는, 미덕에 따라 사는 삶만이 행복한 삶이라고 본 것이다. 즉, 인간이 행복한 삶을살기 위해 필요한 것은 미덕이 전부라는 사상이다.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선하고 좋은 것으로 여기는 것들인 건강이나 물질적인 풍요로움, 심지어 가족과 친구들의 안녕조차도 행복과는 아무 상관이 없는 것들로 치부된다. 그런 것들은 사람들이 본능적으로 선호하는 것들이긴 하지만, 도덕적으로는 가치중립적인 것들이고 인간의 행복과는 무관하다.


  두 번째는, 인간의 감정과 욕망은 어떤 것들을 가치 있거나 바람직한 것으로 여기느냐와 관련된 신념에 의해서 직접적으로 결정된다고 보는 사상이다. 즉, 감정과 욕망은 인간의 정신생활에서 별개의 비이성적인 차원을 형성하지 않는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지니고 있는 감정과 욕망은 윤리적으로 잘못된 신념들에 의해서 형성된 것이기 때문에 정신적인 질병으로 취급된다.


  세 번째는, 인간은 본성적으로 다른 사람들을 유익하게 하고자 하는 내재된 성향을 지니고 있다고 보는 사상이다. 그러한 성향은 제대로 바르게 발전하는 경우에는 가족과 공동체에 진심으로 헌신하고, 모든 사람을 우주라는 거대한 국가의 동일한 시민들, 또는 형제들로 여기고서 따뜻하게 받아들이는 것으로 표현된다.


  네 번째는, 앞의 세 가지와는 달리 자연학에 속한 것으로서 윤리학과 자연학을 이어주는 연결고리로서의 역할을 하는 것이었다. 이 시대에 지식인들 사이에서는 주된 쟁점 중의 하나는, 자연 또는 우주에는 내재된 목적 또는 의미가 존재하는 것인가, 아니면 단지 자연적인 법칙들이나 과정들이 제멋대로 작용해서 생겨난 결과물일 뿐이냐 하는 것이었다.


  다섯 번째는, 스토아 철학자들은 철학을 고도로 통일되고 지식 체계를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보았다는 것이다. 따라서 서로 다른 개념들 및 철학의 여러 분야들 간의 연결 관계를 추적해서 이해하는 능력은 스토아 철학을 연구하는 데 중요한 부분이었다.









《명상록 : 철학자 황제가 전쟁터에서 자신에게 쓴 일기》본문 중에서,,


제9권


 정의롭지 못한 것은 불경이다. 우주의 본성은 이성적인 존재들을 만들어서 서로를 위하고 서로에게 유익을 끼치게 했고 아무에게도 해를 입히지 않도록 했는데, 자연의 그러한 뜻을 어기는 것은 신들 중에서도 가장 먼저 존재한 신에게 불경을 저지르는 일임에 틀림없기 때문이다.

  거짓말을 하는 것도 그 동일한 신에게 불경을 저지르는 것이다. 우주의 본성은 현재적으로 존재하는 것들의 본성이고, 현재적으로 존재하는 것들은 이전에 존재했던 모든 것들과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 또한 이 우주의 본성은 진리라는 이름으로 불리고, 모든 참된 것의 제1원인이다. 

  따라서 의도적으로 거짓말을 하는 것은 기만을 통해 잘못된 일이 행해진다는 점에서 불경이고, 의도적이지 않게 거짓말을 하는 것도 우주의 본성에 어긋나고, 질서정연한 우주의 본성과 불화하는 무질서의 요소라는 점에서 불경이다. 자신의 언행을 통해 참된 것과 반대되는 것을 행하는 자는 우주의 본성과 불화하는 자이기 때문이다. 그런 자는 전에는 우주의 본성으로부터 참과 거짓을 분별할 수 있는 능력을 수여받았지만 사용하지 않고 방치함으로써 결국 그 능력을 상실한 것이다. 


  쾌락을 선으로 여겨서 추구하고, 고통을 악으로 여겨서 피하는 것도 불경이다. 그런 자는 악한 자들이 흔히 쾌락을 즐길 수 있는 수단들을 소유하고서 쾌락에 푹 빠져서 살아가는 반면에, 선한 자들은 흔히 고통을 겪을 수밖에 없는 환경을 만나서 고통을 겪으며 살아가는 것을 보고서는, 우주의 본성이 불공평하게 행하여 선한 자들과 악한 자들에게 각각 합당한 것들을 나누어 주지 않는다고 비난하게 되어 있기 때문이다. 

  또한 고통을 두려워하는 자는 우주 속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보고서 자주 두려워할 것인데, 그것도 불경이고, 쾌락을 추구하는 자는 정의롭지 않은 일들을 서슴치 않을 것인데, 그것도 분명히 불경이다.


  우주의 본성과 뜻이 같아서 그 길로 행하고자 하는 사람들은 우주의 본성이 어떤 것들을 똑같이 대한다면 그들도 그것들을 똑같이 대하는 것이 마땅하다. 그리고 만일 우주의 본성이 쾌락과 고통을 똑같이 대하고자 한 것이 아니라면, 이 둘을 모두 만들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러므로 고통과 쾌락, 죽음과 삶, 명예와 불명예 등과 같이 우주의 본성이 똑같이 대하는 것들을 마찬가지로 똑같이 대하지 않는 자는 불경을 저지르는 것이다.


  내가 우주의 본성이 이런 것들을 똑같이 대한다고 말한것의 의미는 이런 것이다. 즉, 우주의 본성은 섭리에 따른 어떤 최초의 충동에 의해 질서정연한 우주를 창조하면서, 먼저 장래에 있게 될 것들과 관련해서 원리들을 정해 놓고서, 실재들과 변화들과 계승을 만들어 낼 힘들을 결정했는데, 그때에 우리가 앞에서 말한 그런 것들이 일련의 인과연쇄 속에서 지금 존재하는 것들이나  앞으로 존재하게 될 것들에 차별 없이 똑같이 일어나게 정해 놓았다는 것이다.




독서와 명상, 철학자 황제가 들려주는 '삶의 지침이 되는 문장들'







◆ 거짓이나 위선이나 사치나 오만에 물들지 않은 채로 인간 세상을 떠나는 것은 좀 더 지혜로운 사람들이 할 수 있는 일이라는 것은 분명하다. 적어도 그런 것들에 신물이 나서 견딜 수 없을 때 숨을 거둘 수 있다면, 그것은 차선이 될 것이다. 네가 이 둘 중 어느 쪽도 아니라면, 너는 악과 함께 어울려 지내는 것을 좋아한다는 것이다. 너는 그런 악들을 그토록 겪어 오면서도 그것이 역병이니 피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는 것인가. 마음의 부패는 우리가 숨쉬는 대기의 그 어떤 오염과 변질보다도 훨씬 더 심각한 역병이다. 대기의 오염은 생물에 해를 가하여 목숨을 위협하지만, 마음의 부패는 인간에게 해를 가하여 인간성을 위협한다.



◆ 죽음을 멸시하지 말고 환영하라. 죽음도 자연의 뜻 가운데 하나다. 왜냐하면, 죽음이라는 것은 인생을 이루는 여러 계절들을 따라 사람이 젊음에서 노년으로 성장하고 성숙하며 이가 나고 수염이 자라며 머리카락이 희어지고 생식과 잉태와 출산을 하는 이 모든 것들과 마찬가지로 자연의 모든 과정 중 하나인 해체 과정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죽음에 대해 무관심하거나 죽여 달라고 조르거나 죽음을 멸시하지 말고, 자연의 여러 과정 중 하나로 여기고 담담하기 기다리는 것이 이성적인 존재인 인간이 취하여야 할 합당한 태도다. 네 아내의 태에서 아기가 나오는 순간을 기다리는 것처럼, 너의 혼이 육신이라는 이 거푸집에서 빠져나갈 때를 기다려라.


  너로 하여금 죽음을 담담하게 맞이할 수 있게 해 줄 또다른 처방을 원한다면, 나는 네게 논리적으로는 아닐지라도 감정적으로는 효과가 있는 처방 하나를 말해 줄 수 있는데, 그것은 네가 죽음으로써 이제 결별하게 될 일들과 환경이 어떤 것들인지를 생각해 보고, 이제 네가 그 곁을 떠나가야 할 자들이 어떤 자들인지를 생각해 보는 것이다. 물론 너는 그들을 싫어하고 미워하는 것이 아니라, 도리어 돌봐주고 자비롭게 대하는 것이 마땅했기 때문에 그렇게 해 오기는 했지만, 네가 그 곁에서 떠나가야 할 자들은 네가 따르는 것과 동일한 원리를 가지고 살아가는 자들이 아니라 너를 더럽히고 오염시키려고 한 자들이라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만일 이 세상에서 네가 따르는 것과 동일한 원리를 가지고 살아가는 자들과 지금까지 함께 살아온 것이라면, 그것만으로도 네가 죽음을 거부하고 살기를 원하는 것은 충분히 납득이 되는 일일 것이다. 하지만 지금 너는 그들과 불화하며 살아가는 것이 너무나  힘들고 고달파서 이렇게 절규하고 있은 것이 현실이지 않느냐 : "죽음이여, 어서 오라. 그렇지 않으면 내 자신이 누구인지조차 완전히 잊어버리겠구나."







독서와 명상, 철학자 황제가 들려주는 '삶의 지침이 되는 문장들'




◆ 죄를 짓는 자는 자기 자신에게 죄를 짓는 것이고, 불의를 행하는 자는 자기 자신에게 불의를 행하는 것이다. 그렇게 해서 악하게 되고 해를 입게 되는 것은 자기 자신이기 때문이다.



◆ 어떤 일을 행하는 것만이 불의가 되는 것이 아니라, 어떤 일을 행하지 않는 것이 불의가 되기도 한다.



 현재의 판단이 올바르고, 현재의 행동이 공동체를 위한 것이며, 현재의 마음이 외적인 원인으로부터 일어나는 모든 일에 만족하고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 인상을 지우고, 충동을 억제하며, 욕망을 끄고, 이성이 너를 지배하게 하라.



◆ 이성을 지니지 않는 존재에게는 하나의 동물적인 혼이 할당되어 있고, 이성을 지닌 존재에게는 이성적이고 지적인 혼이 할당되어 있다. 이것은 대지에서 살아가는 모든 존재에게 하나의 대지가 있고, 시력과 생명이 있는 모든 존재에게 하나의 빛과 하나의 대기가 있어서 보고 호흡하는 것과 같다.



◆ 사람들을 지배하고 있는 것들 속으로 들어가 보라. 네가 두려워하는 판단자들이 어떤 자들인지, 그리고 그들 자신에 대한 그들의 판단이 얼마나 형편없는지를 알게 될 것이다.



◆ 모든 것은 변화하는 과정 중에 있다. 네 자신도 계속해서 변화하고 있고 서서히 죽어가고 있다. 우주 전체도 마찬가지다.









◆ 다른 사람의 잘못은 그 자리에 그대로 두어라.



◆ 네 자신을 지배하고 있는 이성과, 우주 전체를 지배하고 있는 이성과, 네 이웃을 지배하고 있는 이성에게로 신속하게 달려가라. 너의 이성에게로 달려가는 것은 그 이성을 바르게 하기 위한 것이고, 우주 전체의 이성에게로 달려가는 것은 네가 무엇의 일부인지를 상기하기 위한 것이며, 네 이웃의 이성에게로 달려가는 것은 그의 행동들이 무지로 인한 것인지 의도적인 것인지를 알고, 그의 이성이 너와 동질의 이성인지를 살피기 위한 것이다.



◆ 네가 괴로움을 수없이 당하는 것은 너의 이성이 자신의 원래 소임을 다하도록 내버려 두지 않기 때무이다. 그것이 전부다.



◆ 사람들이 너를 욕하거나 미워하거나 너에 대한 이런저런 좋지 않은 말들을 한다면, 그들의 마음과 생각으로 접근해서 내면을 통찰해서 그들이 어떤 부류의 사람인지를 보라. 그들이 너에 대해 어떤 생각을 지니고 있든, 그런 것으로 인해 네가 괴로워하고 걱정할 필요가 전혀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는 그들을 선의로써 대하는 것이 마땅하다. 그들은 본성적으로 너의 친구들이고, 신들고 꿈이나 신탁 등과 같은 여러 가지 방법으로 그들이 원하는 것들 중에서 적어도 일부는 이룰 수 있도록 도와준다.



◆ 인간이여, 도대체 무슨 짓을 하고 있는 것인가. 자연과 본성이 지금 이 순간에 네게 요구하는 일을 하라. 자신에게 주어진 여건 속에서 최선을 다해 그 일을 하되, 다른 사람들이 그런 너를 알아주고 인정해 주기를 바라서 주위를 둘러보지 말라. 플라톤이 제안한 이상적인 국가를 꿈꾸지 말고, 지금 네게 주어진 일에서 아주 작은 진전을 이룬 것에 만족하고, 그런 결과를 하찮은 것으로 여기지 말라. 



◆ 여기저기 수없이 많은 곳들에서 사람들이 떼지어 몰려다니고, 무수히 많은 예식들을 행하는 모습들, 고요한 바다든 폭풍우가 몰아치는 바다든 거침없이 항해하는 무수히 많은 배들, 이제 막 태어나려고 하는 것들과 태어난 것들과 죽는 것들 같은 세상만사를 높은 곳에서 조망하라. 또한 네가 태어나기 오래 전에 살다가 죽은 사람들의 삶, 네가 죽은 후에 살아가게 될 사람들의 삶, 지금 야만족들이 살고 있는 삶을 생각해 보라. 너의 이름을 단 한 번도 들은 적이 없는 사람들이 헤아릴 수 없이 많다는 것, 네 이름을 들어 보았거나 안 사람들 중에서도 대부분이 머지않아 너의 이름을 잊어버리게 되리라는 것, 지금 너의 이름을 칭송하다가도 얼마후에는 너를 비난하게 될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생각하라.

  사람들이 너를 기억해 주는 것이나 그들 가운데서의 너의 명성이나 그 밖의 다른 모든 것들도 네가 고려할 가치조차 없는 것들이라는 것을 생각하라.



◆ 네 힘이 미치지 못하는 외부의 원인으로 인해 일어나는 일들을 담담하게 받아들이고, 네 자신으로 말미암은 원인으로 일어나는 모든 일은 바르게 하라. 다시 말하자면, 너의 충동과 행동은 너의 본성에 부합하는 공동체적인 행동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 너를 괴롭히고 고통을 안겨주는 것들 중에서 많은 것들은 전적으로 네 자신의 생각과 판단에 기인하는 것들이기 때문에, 너는 그런 불필요한 괴로움이나 고통을 스스로 제거할 수 있다. 우주 전체를 너의 생각 속에 떠올리고서, 시간은 영원하다는 것, 모든 것이 신속하게 변한다는 것, 생성되어서 해체되기까지 기간은 아주 짧지만, 생성되기 이전의 시간도 무한히 펼쳐져 있고 해체되기 이전의 시간도 무한히 펼쳐져 있다는 것을 묵상한다면, 너의 마음은 그 즉시 아주 넉넉해지고 여유로워지게 될 것이다.




독서와 명상, 철학자 황제가 들려주는 '삶의 지침이 되는 문장들'




명상록
국내도서
저자 :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Marcus Aurelius Antoninus) / 박문재역
출판 : 현대지성 2018.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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