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 있는 삶


위빠사나 명상 43일차, 최인철의《굿라이프》를 읽고서,,,





행복은 선망의 대상이자 동시에 경계와 의심의 대상이다.

현대인들은 행복이 지나치게 피상적이고 가벼운 것이 아닐까 의심하고, 자신이 너무 행복해질까 봐 경계한다. 너무 창의적이 될까 걱정하지 않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이런 경계와 의심은 행복의 본질에 대한 우리의 오해에서 비롯되며, 그 오해는 幸福이라는 한자의 한계와 관련이 있다. 幸福이라는 한자는 행복의 본질이 아니라 행복의 조건을 지칭하고 있다. 따라서 우리는 행복의 본질에 대해서 제각각 추축할 수밖에 없고 그 과정에서 많은 오해가 일어난다.


*사전에 제시된 행복의 첫 번째 정의는 '우연히 찾아오는 복'이다. 이 정의는 우연(幸)과 복(福)이라는 특성을 행복의 핵심으로 제시하고 있다.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보면 이 두가지는 우리가 행복이라고 부르는 마음 상태에 관한 것이 아니라, 그런 마음 상태를 가져오는 조건들의 특성에 관한 것임을 알 수 있다. 다시 말해 행복이라는 단어는 복이라고 부를 수 있을 정도로 특별한(extraordinary) 일이 굳이 애쓰거나 기대하지 않았는데도 일어나는 우연성을 말하고 있을 뿐, 행복이라는 주관적 경험 자체의 본질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어떤 힌트도 제공해주지 않는다. 幸福은 행복 자체보다는 행복의 조건을 말하고 있을 뿐이다.


  행복은 아이스크림을 먹는 즐거움처럼 가벼우면서도 대가의 작품에서 경험하는 영감과 경외감처럼 깊이가 있다. 행복은 고통의 완벽한 부재를 뜻하지 않는다. 오히려 고통의 의미를 이해하고 그것을 통해 성장하려는 자세다. 무엇보다 행복은 '행복'이라는 이름이 붙어 있는 단 하나의 감정이 아니다. 삶의 고요함을 만끽하고 있다면, 사랑하는 대상에 대한 관심으로 가슴이 설렌다면, 스스로에 대한 자부심으로 충만하다면 우리는 이미 행복한 것이다. 



행복한 사람과 행복하지 않은 사람은

같은 일상을 다른 마음으로 살고 있을 수도 있지만,

애초부터 서로 다른 일상을 살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굿 라이프_최인철』

Chapter 03. 행복한 사람들의 삶의 기술


1. 잘하는 일보다 좋아하는 일을 한다

행복한 사람들은 좋아하는 일을 할까, 잘하는 일을 할까?

  어떤 일을 좋아하면 잘할 가능성이 높고, 잘하면 좋아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불행히도 이 둘이 일치하지 않는 상황이 종종 발생한다. 특별히 못하는 일은 아니지만 전혀 가슴이 뛰지 않는 일을 해본 사람들이라면 그 상황이 가져다주는 고뇌와 갈등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가슴 뛰도록 좋아하는 일이건만 원하는 만큼 실력이 늘지 않아서 힘들어 해본 사람들도 마찬가지다. 행복한 사람은 좋아하는 일과 잘하는 일이 일치하는 사람이다.


  만일 좋아하는 일과 잘하는 일이 일치하지 않는다면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 혹자는 좋아하는 일을 택하면 평생 하루도 일하지 않아도 될 것이라는 말로 좋아하는 일을 해야 한다고 권한다. 스티브 잡스 역시 "위대한 성취를 이루기 위한 유일한 방법은 그 일을 사랑하는 것이다"라는 말로 좋아하는 일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좋아하는 일을 자발적으로 하는 것이 인간의 가장 근원적인 욕구인 자율성을 만족시키는 통로이니만큼 크게 공감가는 조언들이다.

  또 한편, 인간은 유능감을 경험하고자 하는 강렬한 열망을 지니고 있다. 열등감이 얼마나 우리를 괴롭히는지에 관해서는 이미 수많은 연구 증거가 축적되어왔다. 따라서 잘하는 일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이야기에도 수긍이 간다.


  저자의 연구팀이 대학생을 대상으로 일련의 실험에서 '행복감이 낮은 학생들이 행복감이 높은 학생들보다 자신이 그 일을 얼마나 잘하는지를 아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고했다. 행복감이 높은 학생들은 그 일을 자신이 좋아하면, 잘하는지 여부는 그렇게까지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했다. 반대로 자신이 좋아하지 않는 일이라면 그 일을 자신이 얼마나 잘하는지는 애초부터 별로 중요하지 않다고 응답'했다.

  더 흥미로운 결과는 그 일자리가 본인이 잘하지 못하는 일이라고 알려주고, 본인이 그 일을 얼마나 좋아하는지를 아는 것이 자신의 결정에 어느 정도나 중요한지를 물었을 때 나타났다. 행복한 학생들은 자신이 그 일을 좋아하는지 여부가 매우 중요하다고 했지만, 행복감이 낮은 학생들은 자신이 잘하지 못하는 일이라면 그 일을 얼마나 좋아하는지 여부는 중요하지 않다고 보고했다. 

  행복한 학생들은 설사 자신이 잘하지 못하더라도 그 일을 좋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반면, 행복하지 않은 학생들은 그 일을 좋아하는지 여부는 처음부터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는 점을 시사하는 결과였다.



위빠사나 명상 43일차, 최인철의《굿라이프》를 읽고서,,,



  또 다른 연구의 분석 결과, 어떤 경험(예를 들어 회의, 대화, 운동 등)을 하고 있는 순간순간의 즐거움과 의미는 그 일을 잘한다고 느끼는 정도보다는 그 일을 좋아한다고 느끼는 정도에 의해서 훨씬 크게 좌우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잘하는지 여부가 행복에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 아니라, 좋아하는 일을 한다고 느끼는 것이 상대적으로 더 중요하다는 점을 보여주는 결과다.


  좋아하는 일과 잘하는 일은 둘 중 어느 것도 양보할 수 없는 행복의 다이내믹 듀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장, 성적, 성취를 중시해온 우리 사회에서는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을 사치로 치부하면서 '사람이 좋아하는 일만 하면서 살 수 없다'는 가르침으로 우리를 좋아하는 일에서부터 멀어지게 했다. 좋아하는 일을 하고 싶어 하는 사람을 이기적이거나 독특한 사람, 세상 물정 모르는 사람, 혹은 먹고살 만한 여유가 있는 사람으로 보는 곱지 않은 시선이 있어왔다. "네 마음의 소리를 들어"라는 조언을 철없는 젊은이들의 클리셰(cliche) 정도로 폄하하는 시선도 있어왔다.

  그러나 우리는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에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 좋아하는 일만 하면서 살 수 없다는 '어른스러운' 조언이 들려올 때, 늘 잘하는 일만 하면서 살 수도 없다는 주문을 외워야 한다. 왜냐하면 그것이 행복한 사람들이 삶을 살아가는 비결이기 때문이다.





2. 되어야 하는 나보다 되고 싶은 나를 본다

  심리학자 토리 히긴스(Tory Higgins)에 따르면, 우리의 의식은 이 세개의 자기 간의 공존과 갈등의 장이다. 한 사람의 내면을 이해한다는 것은 있는 그대로의 현실 자기(actual self), 되고자 열망하는 이상적인 자기(ideal self), 그리고 되어야만 하는 당위적인 자기(ought self) 사이의 괴리와 갈등을 이해하는 것이라고 해도 될 정도로, 이들 사이의 괴리는 개인을 움직이는 핵심 동력이라고 할 수 있다. 그중에서도 특히 현실 자기와 이상적 자기의 괴리, 현실 자기와 당위적 자기의 괴리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다면 행복한 사람들은 이 두 괴리 중 어떤 괴리를 더 중요하게 생각할까? 행복한 사람들은 자기 삶을 전진시키기 위해 이상적 자기라는 엔진을 장착한 사람들일까, 아니면 당위적 자기라는 브레이크를 장착한 사람일까?


  저자의 연구팀에서 실시한 실험 결과 행복하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행복한 사람들은 이상적 자기와 현실 자기, 당위적 자기와 현실 자기의 괴리 점수가 낮았다. 행복하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행복한 사람들은 되어야 하는 자기와 되고 싶은 자기 모두를 더 충족시키고 있다는 의미다. 그러나 이보다 더 중요한 결과는, 두 괴리 점수가 행복과 맺고 있는 관계의 정도를 서로 비교했을 때 나타났다. 행복은 현실 자기와 당위적 자기의 괴리보다는, 현실 자기와 이상적 자기의 괴리 정도와 훨씬 강한 관계를 맺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결과는 다른 사람들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살아가기보다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아갈 때 행복이 찾아온다는 점을 시사한다. 


  이상적 자기와 현실 자기의 괴리를 좁히는 것을 중요시하는 사람은 자기가 되고 싶어 하는 모습을 갖추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이상, 비전, 열정, 도전을 중요시한다. 반면에 당위적 자기와 현실 자기의 괴리를 좁히는 것을 중요시하는 사람은 마땅히 되어야만 하는 자기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이기에 의무, 책임, 예방, 현상 유지를 중시한다. 전자의 괴리를 줄이기 위해 애쓰는 사람은 어떻게 하면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을까를 고민하고, 후자의 괴리를 줄이기 위해 애쓰는 사람은 어떻게 하면 실수하지 않을까를 고민한다. 따라서 전자의 사람은 원하는 것을 얻었을 때 기뻐하고 흥분하지만, 후자의 사람은 실수하지 않았을 때 안도감을 느낀다.



위빠사나 명상 43일차, 최인철의《굿라이프》를 읽고서,,,



  행복은 역할, 의무, 책임, 조심, 경계, 현상 유지로 대표되는 당위적 자기의 브레이크보다는 꿈, 비전, 이상, 열망으로 대표되는 이상적 자기라는 엔진을 달고 전지하는 사람에게 찾아올 가능성이 높다. 행복한 사람은 당위의 영역을 줄이고 이상의 영역을 넓히는 삶의 기술을 발휘하면서 살아간다.







3. 비교하지 않는다

    미국 사람들의 보상 영역은 자신의 점수에 강하게 반응했지만, 한국 사람들의 보상 영역은 다른 사람과의 점수 차이에 강하게 반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시 말해 한국 사람들의 보상 영역은 자기 점수가 높더라도 상대의 점수가 더 높으면 미미한 활동을 보였지만, 자기 점수가 낮더라도 상대 점수가 더 낮으면 강한 활동을 보였다. 한국인의 뇌는 불행히도 '비교하는 뇌'였다.

  행복하지 않은 사람들의 삶의 기술은 '비교'다. 반면에 행복한 사람들의 삶의 기술은 '관계'다 행복하지 않은 사람들은 비교 프레임으로 세상을 보고, 행복한 사람들은 관계 프레임으로 세상을 본다.



4. 돈의 힘보다 관계의 힘을 믿는다

  우리 연구팀은 물질주의자의 하루를 해부해보려는 또 다른 연구를 수행했다. 참가자들에게 하루에 세 번씩 랜덤하게 문자를 보내, 문자를 받는 순간에 하고 있는 활동이 무엇인지 그리고 함께 있는 사람이 누구인지를 보고하게 했다. 연구를 시작하면서 우리는 각 참가자들의 물질주의 정도를 미리 측정해 두었다.

  결과는 예상대로였지만 여전히 놀라웠다. 물질주의자들은 TV 보는 시간과 쇼핑하는 시간이 많았다. 반면 책을 읽거나 봉사하는 시간은 적었다. 결정적으로 그들이 사람들과 보내는 시간은 비물질주의자들에 비해 절대적으로 적었다. 물질주의자와 비물질주의자의 카트 내용이 이토록 달랐기 때문에, 물질주의자가 일상에서 경험하는 삶의 재미와 의미 그리고 활력은 비 물질주의자에 비해 현저하게 낮은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에 재미를 더하기 위해 우리 연구팀은 장난기가 가미된 아주 간단한 연구 하나를 진행했다. 우리는 서울대학교 학생들에게 이성 친구와 1주년 기념으로 2박 3일 제주도 여행이 예정되어 있다고 가정하게 하고, 얼마를 받으면 안 갈 수 있는지를 물었다. 이 외에도 친밀한 사람과의 당양한 활동을 가정하게 하고, 각 활동을 포기할 수 있는 액수를 물었다. 예를 들어 크리스마스에 이성 친구와 콘서트 가기, 주말에 가족과 영화 보기 등의 일을 포기하는 대가로 얼마를 받고 싶은지를 물은 것이다. 가족, 친구, 연인 등 행복에 중요한 사람들과 보내는 시간을 돈으로 환산해보게 한 것이다.

  겨로가는 예상보다 더 충격적이었다. 행복감이 상위 50퍼센트인 학생들은 이성 친구와 2박 4일 제주도 여행을 포기하기 위해서 무려 약 1천 600만 원은 받아야 한다고 응답했지만, 행복감 하위 50퍼센트인 학생들은 350만 원이면 충분하다고 답했다. 크리스마스이브 콘서트를 포기하기 위해서 하위 50퍼센트 학생들은 40만 원 정도면 된다고 응답했으나, 행복감 상위 50퍼센트 학생들은 무려 600만 원을 받아야 한다고 응답했다. 얼핏 생각하면 행복한 사람들이 더 탐욕적이라고 보일 수도 있으마, 실은 그들이 친밀한 사람과의 관계에 매우 큰 가치를 부여하고 있음을 알려주는 결과다.





위빠사나 명상 43일차, 최인철의《굿라이프》를 읽고서,,,



  우리의 행동 하나하나는 결국 행복해지기 위해서일겁니다. 사랑할 때, 우정을 나눌 때, 불우한 이웃을 도울 때 느끼는 감정은 궁극적으로 행복일 것입니다. 인간이 욕구를 충족시킨 후 느끼는 '만족감은 행복의 대표 주자'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가수 거북이의 《주인공》은 "행복은 멀리 있는게 아냐. 두 손 내밀어 잡아봐"로 시작합니다. 맞습니다. 행복은 멀리 있는게 아니라서 언제라도, 얼마든지 잡을 수 있습니다. 무엇이든 잡아 보세요. 해보세요. 그러고 나서 "아, 난 행복해!"라고 말하고 느껴보세요. 그럼 정말 행복해집니다. 


  《굿라이프》의 최인철 저자는 'Chapter 03. 행복한 사람들의 삶의 기술을 마무리 하면서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행복한 사람들은 마음과 일상에 묘술을 부린다. 행복한 삶을 위해서는 어떤 마음을 품고 사느냐에 관한 심리주의 기술도 중요하지만, 쉽게 행복을 경험할 수 있도록 일상을 다르게 배치하는 환경주의 기술도 중요하다. 행복한 사람들에게서 발견한 열 가지 삶의 기술을 따라 해보기를 권한다."

댓글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