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 있는 삶


위빠사나, 명상 37일차 『지금 여기 깨어 있기_법륜스님』



오늘은 법륜 스님이 쓰신 많은 책 중 『지금 여기 깨어 있기』의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를 소개시켜 드리겠습니다. 





『지금 여기 깨어 있기_법륜』

법륜 스님은 평화와 화해의 메시지를 전하는 평화 운동가이자 제3세계를 지원하는 활동가이며 인류의 문명전환을 실현해 가는 사상가이고 깨어있는 수행자입니다. 1988년, 괴로움이 없고 자유로운 사람, 이웃과 세상에 보탬이 되는 보살의 삶을 서원으로 한 수행공동체(정토회)를 설립해 수행자들과 함께 생활하고 있습니다.


  법륜 스님의 법문은 쉽고 명쾌하기로 유명합니다. 언제나 현대인의 눈높이에 맞추어 깨달음과 수행을 이야기하죠. 법륜 스님의 말과 글은 빙 돌려 말하지 않고 군더더기 없이 근본을 직시합니다. 밖으로 향해 있는 우리의 시선을 안으로 돌이킵니다. 어렵고 난해한 경전 역시 법륜 스님을 만나면 스님의 지혜와 직관, 통찰의 힘으로 살아 숨쉬는 가르침이 됩니다.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 _법륜

  고등학교 1학년 때 제 소원은 다른 학생들처럼 공부를 잘하는 것이었어요. 그때는 불법이 뭔지 잘 모를 때니까 공부는 안 해도 성적을 잘 나오길 바라는 마음에서 시험 칠 때쯤 되면 법당에 가서 기도했어요.

  하루는 기도하고 법당을 나오는데 주지 스님이 "학생, 이리 와 봐." 하고 불렀습니다. 속으로 겁이 덜컥 났지요. 그 스님은 한번 이야기를 시작하셨다 하면 몇 시간씩 말씀하시거든요. 이야기 끝났나 싶어서 일어나면 일어선 채로 다시 한 시간······ 그러셨어요. 내일 당장 시험 치는데 공부를 제대로 안 해서 오늘 밤샘이라도 해야 할 지경인데 딱 걸렸으니 큰일났어요. 그래서 스님이 뭐라고 말씀 꺼내시기 전에 빨리 가야겠다 싶어서 선수를 쳤지요. "스님, 오늘은 제가 바쁩니다." 이랬어요. 바쁘다고 하면 빨리 보내주실 거라고 생각했지요. 그랬더니 "어, 그래?" 하고 이야기를 받아주셨습니다. '아이고, 살았다.' 싶은 것도 잠시 ,난데없이 이상한 질문을 하시는 거에요.







  "너 어디서 왔어?"

  "도서관에 있다 왔습니다."

  "도서관에 있기 전에는?"

  "에, 학교에서요."

  "학교 오기 전에는?"

  "집에서요."

  "그전에는?"

  그렇게 영문 모를 질문을 계속 하셔서 결국 태어난 것까지 갔어요.

  "태어났어요."

  "어디서 태어났어?"

  "어머니 뱃속에서 나왔어요."

  "어머니 뱃속에서 나오기 전에는?"

  "모르겠습니다."

  몰라서 모른다고 대답했지요.

  "그래?"

  잠시 말씀이 없으시더니 다시 또 물으셨지요.

  "어디로 갈 거니?"

  "예, 학교 도서관에 가야 합니다."

  "그다음에는?"

  "예, 내일 시험 쳐야 합니다."

  "시험 치고는?"

  "집에 가야죠."

  '집에 간 뒤에는?"

  "절에 와야죠."

  이렇게 죽 이어지다가 결국은 어디로 가겠어요?

  "죽죠, 뭐."

  "죽은 뒤에는?"

  "몰라요."

  이번에도 모르니까 모른다고 했어요. 그랬더니 벽력같이 고함을 지르시는 겁니다.

  "야, 이놈아!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는 놈이 바쁘긴 왜 바빠?"

  지금까지는 질문이 다 쓸데없다고 생각해서 건성으로 대답하고 있었는데 이 마지막 말씀만큼은 가슴에 탁 와 닿았어요.

  자기가 어디로 와서 어디로 갈지도 모르면서 바쁘기는 왜 바쁘냐? 처음에 제가 뭐라고 선수를 쳤습니까? 그저 부르셨으니 "스님, 왜 부르셨습니까?"라고 응대하는 게 맞지요. 그리고 스님 이야기를 들어보고 내 사정을 이야기해야 하는데 내 생각에만 빠져서 스님은 전혀 고려하지 않았어요. 그래서 스님은 그냥 불렀을 뿐인데 저는 대뜸 "저 바쁩니다."라고 말했죠. 그런데 정작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는데 왜 바쁘냐 이거에요. 맞습니다. 모순이지요.

  제가 절에 들어온 건 스님이 되거나 복을 받는 게 목표가 아니었습니다. 이 일갈이 저 자신에게 큰 의문이 되어서였습니다. 

  여러분이나 저나 우리 모두 지금도 바쁘게 살고 있습니다. 그런데 왜 바쁠까요? 내가 지금 어디로 가는지 ,무엇 때문에 가는지 알면서 가고 있는 것일까요?

 



위빠사나, 명상 37일차 『지금 여기 깨어 있기_법륜스님』



독서와 명상은 굳이 하지 않아도 됩니다. 술과 담배, 노래, 춤, 오락, 여행, 취미 등등, 이 중에서 몇 가지 혹은 어느 것 하나 하지 않더라도 사는데 지장 없습니다. 이것들 말고 다른 것에서 즐거움과 재미를 느끼면 살면 되니까요. 하지만 한 가지 '이념과 이론, 관습과 습관, 사상과 관념에 사로잡혀서 사물을 있는 그대로 보지 못하는 것은 안됩니다. 이건 '재밌는 삶, 낙이 없는 삶, 아름답지 못한 삶, 후회로 가득한 삶' 따위의 문제가 아닙니다. 이건 완전히 실패한 삶입니다. 고정관념과 편견, 선입견에 갖혀 사는 것은 '내 삶'이 되지 못합니다. 내 삶을 살지 못한다는 것은 내 삶이 없다는 것입니다. 내 삶이 없다는 것은 '내'가 없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은 '나를 우뚝 세우는 일'입니다.





위빠사나, 명상 37일차 『지금 여기 깨어 있기_법륜스님』


인생의 지혜 배우기<법륜스님편> 보기

댓글 보기